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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를 계약하기 전에 확인할 다섯 가지

경기 하남 도심 좁은 부지의 목조주택 골조 — 아파트를 배경으로

상담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이미 계약을 마친 땅을 들고 오셨을 때입니다. 땅값은 눈에 보이지만, 그 땅에 집을 앉히는 비용은 계약서에 적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부지를 정하기 전에 상담하시라고 권해 드립니다. 계약 전에 직접 확인하실 수 있는 다섯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1. 진입로의 폭과 소유를 봅니다

집을 짓는 동안 이 길로 들어와야 하는 차가 많습니다. 레미콘과 펌프카, 목재를 실은 트럭, 비계 자재를 실은 차량이 차례로 들어옵니다. 길이 좁으면 작은 장비로 나눠 들여야 하고, 그만큼 공기와 비용이 함께 늘어납니다.

폭만큼 중요한 것이 그 길의 소유입니다. 지적도상 도로인지, 옆 땅 주인의 사유지를 관행적으로 쓰고 있는 길인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사유지라면 공사 시작 전에 사용 동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2. 경사와 지반은 견적 밖에서 붙습니다

땅이 평평해 보여도 도로면과 높이 차가 있으면 흙을 쌓거나 깎는 작업이 들어갑니다. 물이 고이는 자리라면 배수 계획도 따로 세워야 합니다. 이런 토목 항목은 건축 견적서에서 빠지기 쉬운 대표적인 부분입니다. 견적서를 비교하실 때 토목이 포함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견적서를 읽는 기준은 견적이 회사마다 다른 이유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3. 전기·수도·정화조가 얼마나 멀리 있는지

집은 혼자 서 있지 못합니다. 전기를 끌어오고, 상수도를 연결하고, 오수를 처리해야 비로소 살 수 있는 집이 됩니다. 이 인입 공사는 거리가 곧 비용입니다. 마을에서 떨어진 땅일수록 풍경은 좋지만 인입 거리가 길어집니다. 상수도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이라면 지하수를 파야 하는지도 미리 확인하셔야 합니다.

4. 그 땅에 집을 지을 수 있는지

모든 땅에 집을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용도지역과 지목, 도로에 접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건축 허가가 나지 않는 땅이 있습니다. 지자체마다 조례가 달라 옆 동네에서 되던 것이 이 동네에서는 안 되기도 합니다. 계약 전에 해당 시·군의 건축 부서나 지역 건축사에게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5. 자재를 내려놓을 자리가 있는지

의외로 많이 놓치시는 부분입니다. 목조주택의 부재는 길고, 한 번에 실려 옵니다. 내려놓을 자리가 없으면 공사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저희 하남 현장은 집 앞 부지가 다섯 평뿐이라 주차도 적치도 불가능한 조건이었습니다. 그때 대표가 택한 방법과 그 결과는 하남 현장 이야기에 적어 두었습니다. 방법이 없지는 않지만, 알고 시작하는 것과 닥쳐서 아는 것은 다릅니다.

하남 도심 현장의 목조 골조 — 아파트를 배경으로
도심 한가운데의 좁은 부지입니다. 조건이 곧 공사 계획이 됩니다.

좋은 땅보다 조건을 아는 땅이 낫습니다

다섯 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땅은 드뭅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땅을 찾는 일이 아니라, 내 땅의 조건을 알고 예산을 짜는 일입니다. 조건을 알면 계획을 세울 수 있고, 모르면 공사 중에 놀라게 됩니다.

보고 계신 땅이 있으시면 계약 전에 상담 신청에 남겨주세요. 지을 수 없는 조건이면 지을 수 없다고 먼저 말씀드립니다.